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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964년 겨울_김승옥(핵심정리) 줄거리부터 바로 알아 볼까요? 구청 병사계 직원인 '나'와 부유한 대학원생인 '안'은 우연히 겨울밤 선술집에서 만납니다. '나'와 '안'은 서로 공감대를 찾지 못한 채 부질없는 이야기를 나누다가, 하룻밤 같이 보내 달라는 '사내'의 요청을 받아들입니다. '사내'는 죽은 아내의 시체를 해부용으로 병원에 팔아 버린 채 허탈감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세 사람은 밤거리를 돌아다니다가 여관에 듭니다. 혼자 있기 싫다는 '사내'의 요청이 있었지만, '안'의 고집때문에 셋은 각기 다른 방에서 잠듭니다. 다음 날 아침, '사내'는 자살하고, '나'와 '안'은 허탈감 속에서 여관을 빠져 나와 헤어집니다. 그는 붉어진 눈두덩을 안경 속에서 두어 번 끔벅거리고 나서 말했다. "난 우리 또래의 친구를 새로 알게 되면 꼭 꿈틀..
두 파산_염상섭(핵심정리) 은 단편 소설, 세태 소설입니다. 사실적, 비판적입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입니다. 고리대금과 시대 풍조를 제재로 합니다. 주제는 '광복 직후 혼란기의 정신적. 물질적 붕괴 현상'입니다. 간단한 줄거리를 알아볼까요? 광복 직후의 혼란기에 정례는 집을 저당잡힌 돈으로 문방구를 차립니다. 그러나 자금이 부족하여 오랜 친구인 김옥임에게 십만원을 빚지고, 거기에다 '교장'이라는 사람에게 오만 원을 빚지게 됩니다. 장사는 그런 대로 잘 되었지만, 김옥임은 애초에 출자한 돈의 배가 넘는 이십만 원을 배당금으로 거두어 가고도 덜 받았다고 하면서, 그 덜 받은 배당금으로 자신이 교장에게 진 빚을 대신 갚아 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합니다. 김옥임은 친일파였던 남편이 앓아 눕고 장래가 불투명해지자 돈에만 매달리게 되어 옛 친..
치숙_채만식(핵심정리) 나는 죄선(→조선) 여자는 거져 주어도 싫어요. 구식 여자는 얌전은 해도 무식해서 내지인하구 교제하는 데 안 됐고, 신식 여자는 식자가 들었다는 게 건방져서 못 쓰고, 도무지 그래서 죄선 여자는 신식이고 구식이고 다아 제바리여요. 내지(→일본) 여자가 참 좋지 뭐. 인물이 개개 일자로 예쁘겠다, 얌전하겠다, 상냥하겠다, 지식이 있어도 건방지지 않겠다, 좀이나 좋아! 그리고 내지 여자한테 장가만 드는 게 아니라 성명도 내지인 성명으로 갈고, 집도 내지인 집에서 살고, 옷도 내지 옷을 입고, 밥도 내지식으로 먹고, 아이들도 내지인 이름을 지어서 내지인 학교에 보내고..... → 철저하게 친일파로 살면서 부를 축적하려는 인물의 왜곡된 가치관이 드러나 있습니다. 내지인 학교라야지 죄선 학교는 너절해서 아이들 버..
저녁에_김광섭(작품해설)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시구 풀이1. 저렇게 많은 ~ 하나를 쳐다본다. 수많은 별 중 하나,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 중 하나인 '나'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으로, 별과의 소중한 인연, 별과 나누는 교감을 말하고 있습니다. 시점이 하나가 아니라 병렬적으로 복합되어 있기 때문에 하늘과 땅, 별과 사람, 그리고 '내려다보다'와 '쳐다보다'가 완벽한 대구를 이루며 동시적으로 나란히 마주보고 있는 것입니다.2. 밤이 깊을수록~ 어둠 속에 사라진다. 시적 화자와 별은 필연적으로 헤어질 수밖에 없는 관계..
성북동 비둘기_김광섭(작품해설)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찍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 앉아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산 1번지 채석장에 도로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서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
십자가_윤동주(작품 해설) 십자가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 소리도 들려 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 시구 분석 1. 쫓아오던 햇빛인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 햇빛을 좇아 지금까지 노력해 왔건만 정작 그 햇빛은 저 높이 뾰족하게 솟아 있는 교회당의 탑 꼭대기에만 비치고 있습니다. 2. 첨탑이 ~ 올라갈 수 있을까요: 목마르게 추구해 오던 햇빛이 존재하는 곳이 너무 높고 뾰족해 도저히 올라갈 수 없다는 인식입니다. 현실적인 상황이 너무 극한적이어서 결코 일상적인 방법으로는..
참회록_윤동주(작품 해설) 참회록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떤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앙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 시구 풀이 1. 파란 녹이 낀~ 이다지도 욕될까: 식민지로 전락해 버린 우리 민족의 현실도 부끄럽고 그 속에서 망국민으로 살아가는 개인들의 삶도 부끄럽다는 드러나 있습니다. 2. 만 이십사 년~ 살아왔던가.: 살아온 과거..
쉽게 씌어진 시_윤동주(작품 해설) 쉽게 씌어진 시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 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 시구 풀이 1. 창 밖에~남의 나라: 육첩방은 일본이라는 낯선 공간, 시적 화자를 구속하는 공간입니다. '밤..